요즘 눈물이 많아졌다.
문득 책을 읽다 어렸을 때 부모가 자식에게 읽어주는 책이 아이의 가치관에 영향을 준다는 글에 늦은 시간 엄마에게 내가 어렸을 때 무슨 책을 읽어주었냐고 물어보았다. 평소 같았으면 오후 9시 전에는 잠들던 엄마가 무슨 일인지 자정이 다 돼 가는 시간까지 깨어있다 답장을 주었는데 어린이동화책이었다고 한다. 내가 잘 들었냐 물어보니 너무 똘똘해서 천재인 줄 알았다고 답장이 왔다. 그 이후에는 서로의 근황을 묻거나 다음 만남을 기약하는 평범한 대화였는데 대화가 마무리 마무리될 즈음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왜 이런 소중한 것들을 그동안 외면하면서 살아왔을까, 내 10대 20대는 어째서 무의미하고 허무한 것들에 매여있었을까 하며 그동안의 삶을 통째로 부정하고 싶어졌다. 사소한 몇 분 간의 카카오톡 대화만으로 이렇게나 따뜻하고 소중한데 난 그동안 무얼 위해 무얼 바라보며 허둥지둥 댔을까
난 왜 주변 사람들의 소중한 마음들을 외면했던 걸까, 난 왜 이렇게 바보 같았을까 하며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펑펑 울고 있다.
나한테는 과분하지만 부족하다며 끊임없이 건네는 사랑들이 있다.
건네도 건네도 부족하다며 미안함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의 마음들을 외면한 게 너무나 괴롭다. 너무나 미안하다.
이 날 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인사치레가 아닌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는 법을 배웠다.
"아프지 말고 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