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보니 나는 기억이 너무 쌓였다.
기억이 담긴 휴지통이 너무 무겁다.
이것을 비워내면 개운해지려나
다시 태어난 것처럼, 모든 것이 생소하고 설렐까
그렇다면 주기적으로 기억을 지우고 싶다.
나 자신을 일정 주기로 포맷하고 싶다.
그리고 휴지통 내벽에 붙어 죽을 때까지 떨어지지 않을 것만 같은 이 기억들도,
이젠 떼어내버리고 싶다.
빈 휴지통만큼이나 속이 빈 껍데기 같은 사람이 되어도.
그만큼 지금 나는 고장 나 버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