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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과거

게임중독자

부랑자뜨내기 2024. 3. 16. 23:59

2024년이 되기 전 살면서 처음으로 나 자신에 대해 정의를 내렸던 날이다.

 

게임에서 스스로의 한계를 본만큼

내 삶은, 내 인생에 대해서는 한계를 보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적이 있었나

게임은 모든 것을 갈아 넣고 신중하게 선택했는데

정작 내 인생에는 무언가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모든 걸 바쳐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해 본 적 있었나

 

나는 누군가의 원한을 살 여지가 있는 일에 개입할 만큼 강심장이 아니다.

나는 승자와 패자를 가릴 수 있을 만큼 미움받을 용기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나는 권력욕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인정받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자처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렇지만 피하는 사람도 아니다.

나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다.

나는 대화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말하기보다 듣기를 좋아한다.

나는 깨달음과 성장이 꾸준한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래도 컴퓨터게임에 빠졌던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비가 와서 비를 피했을 뿐이다.

맑은 날이 와서 밖에 나가려고 할 뿐이다.

그게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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