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는 자신은 가면을 벗었다고 생각한 채 짓거리고 있다.
"가면을 벗었다지만 웃고 있는 새끼들은 죄다 거짓말쟁이들이야. 가면을 다 벗었는데 어떻게 쳐 웃고 있을 수가 있냔 말이야. 내 말은, 가면을 죄다, 싹 다, 조각 하나 없이 벗었으면 적어도 질질 짜고 있거나 더 짜낼 눈물도 없어서 퀭한 눈에, 다크서클은 길쭉하게 내려왔을테고, 눈동자는 한없이 쳐내리 깔아야겠고, 아무 희망 없이 체념한 얼굴로, 처참한 표정으로, 그 표정자체로 웃음거리가 될만한 얼굴을 하고 있어야 정상인데, 어떻게 가면을 벗었다고 주장하는 놈들은 하나같이 쳐 웃고 있지? 역겨운 새끼들. 거짓말이 표정에 밴 새끼들. 가면이 지들 얼굴에 달라붙어있는지도 모르고 매일 가면을 씻고 닦으며 화장품을 치덕치덕 바르며 가면에 어떤 색을 칠할지 고민하는 멍청하고 가식적인 새끼들. 역겨운 새끼들."
그리고 덧붙인다.
"가면 쓴 새끼들은 다 내 주변에서 꺼져버려. 씨발. 가면을 벗었다면서 웃고 있는 새끼들은 싹 다 꺼져버리란 말이야. 어떻게 그럴 수 있냔 말이야. 가면을 쳐 벗었다면서 어째서 하회탈 같은 얼굴을 여기저기 보여주고 자랑하고 다니는거지? 죄다 가면 쓴 새끼들. 지들 가면이 가면인지도 모르고 지들 얼굴인 줄 알며 지웠다 꾸몄다 화장하는 새끼들. 내 주변에서 싹 다 꺼져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