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세랑 작가의 책 '피프티 피플'을 보면 사람이 죽었을 때 '세상을 버렸다'라고 표현한다. 한 두 번이 아니라 매 번 같은 표현으로 '세상을 버렸다'라고 한다. 인상 깊었기 때문에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나에게는 '세상은 끌려다니기 위한 것이 아님'을 죽음이라는 묵직한 소재로 강조하는 것 같았다. 파도에 휩쓸리지 말고 파도를 타라고 말하는 듯한, 어찌 보면 죽음도 우리에게 오는 파도니까 그것에 휩쓸려 '세상에서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죽음이라는 파도를 타고 '세상을 스스로 버리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말이다. 그래서 '죽는 순간까지도 사람은 자기 삶에 있어 주체적인 존재'라는 것을 '세상을 버렸다'라고 표현한 게 아닌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