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네 탓이 아니야
라고 말해주기
아무리 나를 사랑하려 해도
결과에 따라 나를 사랑하기도 나를 미워하기도 하는 나의 우주를 위해
내가 해주기로 한 말
괜찮아. 네 탓이 아니야
이미 나의 우주는 '결과에 의한 사랑'이라는 것에 너무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다.
그것은 세상에 의해 만들어진 삶의 법칙과도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나의 과거를 부정하지 않고
나의 현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며
나의 미래에도 한 걸음 내딛을 수 있게 해주는 말은
괜찮아. 네 탓이 아니야
였다.
나의 삶의 법칙을 바꾸기로 했다. 나의 우주를 다시 칠하기로 했다.
좋은 결과에 나를 사랑하고
나쁜 결과에 나를 미워하고
남들보다 나은 나를 사랑하고
남들보다 못한 나를 미워하는 길에서 벗어나기로 한다.
결과에 의한 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무거운 족쇄를 채우기 시작했다.
나는 점점 움직일 힘을 잃어갔다.
그리고 어느덧 그 자리에 멈추어버렸다.
사실 움직이려면 움직일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힘을 잃어갔다기보다 의지를 잃어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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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과거는 가치 있었다며 억지로 우겨대는 세뇌 따위가 아니다.
나의 삶은 지금도 가치 있고 앞으로도 잘 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희망고문 따위가 아니다.
괜찮아. 네 탓이 아니야
이것은 책임회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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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좋은 일도 있었으며 나쁜 일도 있었다.
그것을 부정하지 않는 것
현재는 좋은 점도 있지만 부족한 점도 있다.
그것을 인정하는 것
미래는 좋은 일도 있겠지만 나쁜 일도 있을 것이다.
그것을 감내하는 것
하지만 그 가운데
나를 탓하지 않기로
나를 책망하지 않기로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나를 기가 죽을 때까지 꾸짖지 않기로
움직일 힘이 다할 때까지 채찍질하지 않기로
나를 한 생명체로써 인정해 주기로
그리고 사랑해 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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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호재도 악재도 인간에게 가치를 부여한다.
따라서 가치 없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이 논리에서는 가치의 유무를 논하는 것이 아니다.
성인군자의 진리라는 듯이 떠들어대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저 한 사람이 여태껏 자신의 발목에 묶여있던 족쇄를 푸는 열쇠를 찾은 이야기일 뿐이다.
그 열쇠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고이 간직해 둔 페이지일 뿐이다.
결과지옥의 간부들은 끊임없이 내 발목에 족쇄를 채우려 하겠지만
더 이상은 묶인 채 살아가지 않겠다는 거침없는 삶의 의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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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사랑하는 고집쟁이가 될 것이다.
거침없이 살아가는 무법자가 될 것이다.
그래서 늘 나에게 말해줄 것이다.
"괜찮아. 네 탓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