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그다음'은 언제나 내게 부담이었다. 돈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사람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나 자신에게조차 언제나 '그다음'은 더 높은 욕망을 추구하게 만들었다.그 욕망이 내게서 온 것인지 남에게서 온 것인지조차 모르게 은밀하게, 예수님처럼 도적같이 삶이 고장 난 것 같아 인생에서 '그다음'을 제해버리기로 했다.그랬더니 '그냥'만 남았다. 더 이상 그 누구도 나에게 '그다음'을 기대하거나 요구할 수 없도록 철저히 배제하기로 했다.나 자신조차 나 자신에게 '그다음'을 청하는 일은 없게 하기로 했다.무엇이든 '그냥'하기로 했다. '그냥'어찌 이리 간결하지만 사려 깊은 말일 수 있는가 '그냥'이던 '그다음'이던 일상 속에서 쓰이는 말임은 동일하다.그러나 성질은 완전히 다르다.'그다음'은 어느 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