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이것이 N에 관한 마지막글이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러나 몇 자 끄적여본다.
N과 2년 넘게 만나면서 나는 그녀에게 더 이상 궁금한 점이 없었다.
궁금하지 않았다.
다 알지 못했겠지만 다 안다고 생각했다.
레퍼토리가 항상 비슷했기 때문에
그리고 그녀는 그것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고 느꼈나 보다.
그리고 N은 나에게 헤어짐을 이야기했다.
그녀는 어떨 때는 질투를 유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질투가 나지 않았다.
빼앗겨도 상관없다는 느낌보다는 그녀는 나를 두고 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어린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그다지 질투가 나지 않았다. 그것보다 그런 건 쓸데없는 연인행세라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에겐 그런 것이 이젠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커플링이나 팔찌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나는 기억하고 있으면서도 그녀와 만날 때는 번번이 잊었다.
그러자 그녀는 자신이 이야기한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며 서운해했다.
여러 가지가 겹쳐서 그녀는 자신에 대한 사랑이 식었다거나 끝났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러나 불같던 사랑은 식었지만 내겐 익숙하고 편안한 사랑이 있었다.
그녀와 헤어지고 나서야 그녀가 궁금해졌다.
어떻게 지내는지, 난 가끔 마음이 어려워질 때가 있는데 마찬가지인지 등
문득 생각이 든 건 궁금하지 않은 것도 잘못이거나 죄일까라는 것이다.
한 사람을 아무리 파고 또 파도 계속 궁금해질 수가 있을까
나는 대한민국 사회 안에서는 이미 잘못된 사람이다.
아니, 잘못되었다고 사회의 불문율이 나를 판결했다.
어떠한 다른 나라에서는 나는 죄인이 아닐 것이다.
그 사회의 불문율은 나를 죄인으로 판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나라에서 나는 이미 죄인인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궁금하지 않은 것을 억지로 궁금해했어야 했는지
본능을 억누르며 살았어야 했는지
나를 옥죄시켜 이 사회에서 죄인이 아닌 의인으로 살았어야 했는지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