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2024.08.08
부랑자뜨내기
2024. 8. 8. 12:00
만약 죽기로 결심했다면 오늘이 최고로 적합한 날이 아닐지 K는 생각했다.
우울하기 때문에, 괴롭기 때문에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오늘처럼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선명할 때
사람은 결심한 무언가를 실행하기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사람도 사물도
어떠한 것들도 점점 의미를 잃어가기 시작할 때
K의 세상도 색을 잃어간다.
그렇게 색을 잃은 지, 이미 잃어가고 있었지만 가장 결정적으로 가장 사랑했던 색을 잃은 지 시간이 꽤 흘렀다.
"어떠한 색이라도 잠시나마라도 내 세상을 칠해줬으면"
"조금이라도 세상을 더 아름답게 여행할 수 있다면"
K는 여전히 해방을 갈망하나 세상 또한 갈망하고 있다.
늘 그래왔듯 여전히 K는 무엇도 책임지는 것이 두려워 선택을 회피한다.
그렇게 나약한 K가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