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랑자뜨내기 2024. 4. 12. 00:23

나는 정말 열심히 살았을까.

그래서 세상 다 산 사람처럼, 말도 표정도 아낀 채 정작 아껴야 할 것들은 아끼지 못한 채로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이것도, 이것도 내 잘못인가.

열심히 안 살아서.

그렇지만 열심히 산 것 같은데.

한 순간도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지금의 내가 이런 것은 내 잘못인가. 그런데 지금의 나는 잘못되었나.

남들과, 일반적인 것들과는 멀게 사니까 잘못 살고 있나

 

잘못인가요? 이거. 제가 살아왔고 살고 있는 시간들이 잘못되었나요?

잘못했다면 뭘 그렇게 잘못했나요. 난 최선을 다 하지 않은 적이 없는데.

그 최선이 내 역량이었고 한계였고 인내였고 끈기였는데 뭘 더 어떻게 했어야 했나요.

 

차라리 내가 불행했어야 했나요.

그때의 행복을 팔아서라도 미래의 행복에 투자했어야 했나요. 그럼 좀 달랐을까요.

인간은 개성이라면서요.

근데 왜 어떤 개성은 존중받아 마땅하고 어떤 개성은 그렇지 못한가요.

개성은 공평한 가치가 아니었던가요.

그냥 어리광인가요. 지금 이것도.

어리광쟁이가 제 울분에 못 이겨 한 껏 떠들고 있는 건가요.

 

그럼 저는 사람이길 포기하겠습니다.

그러나 사람이고 싶습니다. 사람처럼 살고 싶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사람처럼 사는 것인가요. 저는 지금 사람처럼 살고 있지 않아서 이러는 건가요.

 

뭐가 사람같이 사는 건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정답이 없는 삶에서 정답만을 요구하는 세상이 너무 가혹합니다.

누군가와 나누고 싶기도 하며 나누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들까지도 정답을 내세울까 봐.

정답은 없는데, 아니 없던데. 눈 씻고 찾아봐도 없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