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현재

꾸밈 없는 글을 쓸 것이다.

부랑자뜨내기 2024. 3. 25. 23:27

더 이상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한, 보이기 위한 글은 그만 쓰고 싶다. 그래서 나는 지금 꾸밈없는 글을 쓰기로 했다.

 

살면서 너무나 많이 포장하고 살아간다. 내 겉모습도, 목소리도, 몸짓 하나도, 작은 손짓 하나도, 내 속마음까지도 훤히 보이지 못한 채 꾸며진 채 살아간다.

글만큼은 그러고 싶지 않다. 유일하게 나에게 솔직할 수 있고 꾸미지 않은 나를 볼 수 있는 게 글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이상은 꾸미지 않고, 누군가에게 보여서 평가받는 그런 글 말고, 정말 나를 위한 글을 쓰기로 했다.

있는 그대로 뭔가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그냥 나 자신을 쓰기로 했다. 누군가는 읽는 타인의 입장에서도 고려하여 글을 써야 한다고 하지만 괜찮다. 내 글의 유일한 독자는 나 자신일 것이다. 그러니 내 글을 읽는 독자는 내 필체, 문장, 형식을 가장 사랑하는 독자일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부담도 무엇도 없는 글을 쓸 것이다.

 

내 독자는 투명한 글을 좋아한다. 어떨 땐 오글거리고 어떨 땐 포장되기도 했던, 그 시절의 나 자신을 보여주는 글.

죽기 전에 가장 의미 있는 독자가 되어 나 자신을 사랑하며 죽고 싶다. 평생을 남을 의식하고 꾸며야 하는 삶을 살았던 나에게 마지막 꾸밈없는 나 자신을 선물하며 죽을 것이다. 그걸로 됐다. 이거면 나 자신을 사랑하는데 꾸밈없이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 이걸로 충분하고 충만하다. 나는 오늘부터 충만한 글을 쓰려한다.

 

사랑하는 내 독자를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