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피는 꽃
오늘도 나밖에 보지 않는 글을 쓰러 왔다.
누군가에게 읽혔으면 하는 기대감이 없는 건 아니다.
그 모든 게 부질없다는 걸 알아도 원하는 게 인간이다.
바라고 갈구하는 게 본능인 것이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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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누구나 인생에 꽃이 피는 순간은 있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실제로 있는 말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이 말은 정말일까.
내 인생은 꽃이 피었을까. 피었다 졌지만 눈치채지 못했을까. 아직 피지 못한 봉우리일까.
피었다 졌다면 아쉬울 따름이다.
피어 있어도 마찬가지이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걸 테니까.
과연 죽을 때까지 꽃을 피울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아직 피지 못한 봉우리인 채로 있는 것도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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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만개하기 위해 스스로의 노력이나 힘이 필요할까
아니면 자연스레 피었다 지는 시기가 찾아오는 걸까
이래저래 궁금증이 많다는 건 아직도 세상에 대해 서투르다는 걸까
오늘따라 이래저래 엉성해 보이는 나를 사랑해주고 싶었다.
내가 끝내 피지 못하고 죽는 꽃일지라도
나도 만개하기 위해서. 활짝 피우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으니까.
그 모든 노력이 결과가 되지는 않았어도
그 모든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다른 꽃들이 화창한 봄여름날 만개할 때
겨울에 피는 꽃도 있었으면 좋겠어서
그 꽃이 나였으면 좋겠어서
무언가를 하고는 있다. 하지만 말투에서 알 수 있듯
스스로에 대한 믿음은 아직 부족한 듯하다.
내가 피울 수 있는 꽃인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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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어렵기만 하고 괴롭기만 할 때도 있고 그 괴로움이 지나가 조금은 안심할 때도 있다.
하지만 복잡하게 생각해도 복잡해지기만 한다.
나를 피우기 위해 내가 오늘 할 수 있는 걸 할 뿐이다.